효과 만큼이나 재치있는 도구

폴리싱(Polishing)은 제품 표면 연마와 동시에 광택을 내기 위한 작업입니다. 꽤 오랫동안 3D프린터 사용자들은 조형결과물 표면을 다듬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해왔는데요. 직접 수작업으로 표면을 연마하는 것은 물론이고, 표면에 용매를 펴발라 다듬는다거나, 불로 녹이기기도 하고, 아세톤을 용매로서 반응하는 ABS 소재는 훈증기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고되거나, 고약하거나, 위험하기까지 했죠. 자칫 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생산성은 기대할 수 없었고요.
이러한 때에 3D프린터 필라멘트 전문 제조사인 폴리메이커(Polymaker) 사는 2015년 새로운 기기를 킥스타터에서 선보였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Polisher(광택기)와 발음이 같지만, Polymaker의 Polymer를 Polishing하는 기기라는 의미로, ‘Polysher’ 라고 명명된 기기입니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전용 필라멘트로 만들어진 출력물을 폴리셔에 넣고 가동하면, 전용 용매가 출력물과 반응하여 표면을 다듬어 줍니다. 지난 4월 킥스타터 배송시작과 더불어 전세계 동시 발매가 되었고, 국내에도 아주 신속하게 리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폴리셔가 얼마나 쓸모가 있는지, 어떤 때에 사용하면 좋은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


성능 (Performance)

일단 기기이고, 새로운 도구이기 때문에 개발사에서 제시한 성능이 나오는지가 중요하겠죠? 성능과 그 효과부터 집요하게 검토해봤습니다. (물론 모든 변수에 해당하는 실험을 한 것은 아니니, 사용자분들께선 각자 사용 목적에 맞는 실험이 필요하겠습니다.)

우선 실험환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 용매 : IPA (IsoPropyl Alcohol) 90% 및 99%, 무수 에탄올(Ethanol, Ethylalcohol) 99%
  • 원료 : 폴리메이커 폴리스무스 (Polymaker PolySmooth)
  • 장비 : 얼티메이커 2+ (필라멘트 2.85mm 규격), 오리지널 프루사 i3 MK2 (필라멘트 1.75mm 규격)

*’무수’는 수분함유가 없는, ‘함수’는 수분이 함유됨을 의미

전용 소재로 3D프린팅 -> 폴리셔 내에 출력물 위치 -> 폴리셔 가동 (가동 시간 조정) -> 처리 후 건조

폴리셔의 가동 원리는 용매를 분무기로 미세하게 기화시킨 후, 공중에 흩뿌리면서 출력물 표면을 녹이는 방식입니다. 가열 없이 화학 작용만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위험성에 있어서 기존의 아세톤 훈증 방식 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폴리싱 시간 별 결과 비교

폴리싱에서 핵심은 용매에 노출되는 시간입니다. 노출 시간이 짧으면 효과가 적을 것이고 길면 형태가 망가지고 표면이 약해질 것입니다. 비교실험에서 사용될 모델은 많은 분들이 애용하고 있는 포켓몬스터 로우 폴리곤 모델이며 원료색상에 맞춰 ‘파이리’를 준비했습니다. 적층 두께는 0.1mm와 0.2mm 두 가지로 구분 했고 노출 시간은 20분, 40분, 60분으로 구분했습니다. 총 6개 모델로 표면을 비교해보겠습니다.


A : 0.2mm 20min : 적층결이 눈에 띄게 남아있는 모습입니다. 미세하게 날카로운 구조는 모두 제거되었으나 아직은 매끄러운 표면이라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B : 0.2mm 40min : 주요 각진 모서리는 어느정도 살아 있습니다. 평면 표면 역시 준수하게 매끄러워지거나 적층결의 흔적조차 안보일 정도 완벽해 보이는 면도 발견됩니다.


C : 0.2mm 60min : 눈이나 꼬리 끝 등을 보면 많이 뭉게졌습니다. 세부 묘사 부위가 있었다면 나 가려졌을 수준으로 흘러내렸습니다. 흘러내린 만큼 모든 부위가 미끌미끌하게 변했습니다.


D : 0.1mm / 20min : 적층 해상도는 두 배로 좋아졌지만 폴리싱 후 0.2mm 20min의 모델과 별반 다른 점은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E : 0.1mm 40min : 이 모델 역시 0.2mm 40min 모델과 큰 차이점이 없습니다.


F : 0.1mm 60min : 0.2mm 60min 모델 보다는 덜 흘러내려 보입니다. 그런데 이 차이는 적층 해상도가 아닌 다른 요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파이리 모델 테스트 결과로 봤을 때는 적층두께가 폴리싱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았습니다. 굳이 시간을 배로 들여가며 고해상도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

공중에 띄워 볼까?

오버행 관련 문제로 조형물의 위치를 높여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무된 용매의 솟구침이 멈추는 위치 근방까지만이라도 모델의 위치를 높인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가정입니다. 우선은 임시로 철사를 구부려 지지대를 만들었고, 그 위에 조형물을 두고 30분만 노출시켜보았습니다. 조형물이 상단에 위치할 수록 노출 효과는 줄어들었습니다. 오버행 문제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스탠드 실험은 큰 효과를 확인하지 못 했습니다.

폴리셔의 조형판 바닥면은 작은 돌기들이 조형물을 받쳐주는 형태입니다. 이는 조형물의 바닥면도 폴리싱하기 위함과 조형판에 조형물이 늘러붙지 않게하는 구조라고 보여지는데, 아무래도 돌기가 닿았던 부분은 표시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웬만해선 바닥부분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진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전면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겠죠. 이럴 때는 옷핀이나 압정처럼 끝이 예리한 도구를 활용해볼만합니다. 압정을 자투리 출력물(ColorFabb PLA/PHA 소재)에 붙여 간단한 삼각대 스탠드를 만들어봤습니다.

달걀 형상을 실험할 때 압정 삼각대를 실험해봤는데 폴리셔의 받침대보다는 흔적이 훨씬 적게 남았습니다. 이 기법은 앞서 언급했던 오버행 문제에도 적용한다면 개선 효과가 예상됩니다. 물론 조형물 형태에 맞춘 받침대 제작이 앞서 이뤄져야합니다.

주구가 좁은 병 형태의 내/외면 처리 비교

주구가 좁다면 아무래도 조형물 내부로 용매 노출도가 적겠다는 판단입니다. 실험 결과, 예상대로 외면과 내면의 차이는 발생했습니다. 외면이 훨씬 매끄러웠죠. 그리고 용기 3D모델이 두께가 얇은 경우가 있는데 적층면이 갈라져있을 경우 (압출 불량) 더욱 두드러지게 됩니다. 적층이 잘된 결과물만 폴리싱 효과를 볼 수 있겠습니다.

브레이크 타임을 갖자

아무래도 매끄러운 표면을 얻기위해서는 장시간 가동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이는 오버행에 따른 위치별로 표면 품질의 차이가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정적인 표면 가공을 위해 한 번에 장시간을 돌리기 보다는 시간을 나누어 중간 확인을 거치는 방법을 권장합니다. 한번 진행된 가공은 되돌릴 수 없으니까요.

달걀 3D모델을 준비했습니다. 달걀 형태를 준비한 이유는 용매가 공중에서부터 조형물에 안착될 시 흘러내리는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구형태에 가까운 달걀 모델을 60분 노출시킨 결과 상단이 아이스크림마냥 흘러내림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같은 60분에 노출되어도 다른 모델은 특유의 형태 때문에 그 흘려내림이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달걀 : 60분 연속


> 첫 번째 실험에 사용된 달걀 모델은 조형품질이 좋지 않았지만 장시간 노출로 상단부분은 완전 녹아내렸다.

그래서 20분 단위로 나누어 노출해봤더니 많이 다른 결과나 나왔습니다. 20분 노출 후 건조를 시키고 같은 방법을 반복합니다. 확실히 흘러내림 현상은 없어졌습니다.

달걀 20분씩 4회


> 상단과 하단의 품질 차이가 보인다.


> 상단부분 접사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분무된 입자가 윗면에서 집중적으로 흘러 내려오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공중에 뿌려진 용매가 분출되고 챔버내에 구름처럼 고여 고루 분포되어 있기는 합니다. 그 와중에도 꾸준히 공급되는 용매는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데 다시 아래로 가라앉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분무된 용매가 위에서 아래 방향의 흐르고 있기 때문에 윗면에 효과가 모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연속된 노출 시간이 길수록 용매가 고여 흐르기 때문에 그 정도는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과한 연속 가동은 지양해야겠습니다. 아직은 소형 모델만 실험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현상이라고 단정 짓긴 어렵습니다. 대형 모델이라면 고루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용매의 농도 또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99%에 가까울 수록 분자가 가벼워져 흘러내림이 조금 덜 한 결과가 있었습니다.

갖가지 폴리싱 결과물들

칼날 형상

가장 얇은 부위는 0.2mm로 적층 한 겹 정도의 두께입니다. 넓은 면적은 어느정도 가공 효과가 있었지만 날의 가장 얇은 부위는 눈에 띄게 연해졌습니다. 완전 건조 후에도 칼날 모서리는 손으로 건드려도 흐물거림이 남아있었습니다. 얇은 부분은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다시 의도적으로 눕혀서 80분을 노출시켜보았습니다만… 절반 정도가 죽이 되어 받침대에 녹은 채로 나왔는데요. 받침대에 늘러붙은 잔여물을 닦아내는데 잘 제거되지 않아 애를 좀 먹었습니다. 극단적인 실험이었는데 어느정도는 예측된 결과였습니다. (여러분은 굳이 해보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 폴리싱 : 20분 / 3D프린팅 : L0.2mm, 얼티메이커 2

밸리 박스

Valley Box 라고 이름붙인, 골짜기와 터널, 창틀 형상이 포함된 테스트 모델을 디자인한 후 실험했습니다. 간격이 좁을 수록 고여서 막히는 현상이 두드러졌고 윗면은 용매가 머물러 있으니 고임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 폴리싱 : 30분 / 3D프린팅 : L0.2mm, 오리지널 프루사 i3 MK2


> 테스터 터널부

터널 내부는 적층결이 많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테스터 창틀부

창틀 모양 역시 하단부에 용액이 조금씩 고여있습니다.

토스터 SD 카트 홀더 _by FAB365

토스터 모양을 본뜬, SD 카드 홀더 제품입니다. 초록색의 커버를 폴리스무스 필라멘트로 프린트 후, 폴리싱 하여 결합하였습니다. 폴리셔를 제품의 특정 파트에 적용하는 방법으로도 활용이 가능하겠습니다.

요다 _by bmoshe

요다는 3D프린팅 세계에서도 뭔가 한 자리 하고 있죠. 세계 최초 폴리쉬드 요다 입니다.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니 결과가 아주 좋습니다.



> 폴리싱 : 40분 (20 & 20 & 10분) / 3D프린팅 : L0.2mm, 오리지널 프루사 i3 MK2

Sappho’s Head _by Mr_MegaTronic


> 폴리싱 : 45분 / 3D프린팅 : L0.2mm, 얼티메이커 2

마빈 _by 3DHubs

대표적인 테스트 모델, 마빈(Marvin) 입니다. 정수리 고리의 3D프린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경우는 폴리싱 후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 외 곡면은 아주 매끈하게 처리됐습니다.


> 폴리싱 : 20분 / 3D프린팅 : L0.2mm, 오리지널 프루사 i3 MK2

인간 뇌 미니어쳐

폴리싱 후 윗면과 옆면은 우수한 표면이지만 바닥에 서포트 자국으로 울퉁불퉁한 표면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 폴리싱 : 25분 / 3D프린팅 : L0.2mm, 오리지널 프루사 i3 MK2

반투명 폴리스무스 필라멘트를 폴리싱하면. 투명해진다!

사실 폴리셔의 압권은 바로 ‘투명화’에 있습니다.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투명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 반투명 (Transparent) 폴리스무스 필라멘트를 사용
  • 적층을 얇게 잘 될 수록 그리고 3D모델의 외벽이 얇을 수록 투명도 상승
  • 폴리싱 시간도 조절 – 외벽 0.4mm 기준 20분 이내
  • 폴리싱 완료 후, 일정 시간이 지날 수록 투명도 상승 – 약 5시간 정도?



> 폴리싱 : 20분 / 3D프린팅 : L0.2mm, 오픈크리에이터즈 BS210 (Beta ver)

폴리메이커 킥스타터 소개 영상에서, 투명한 어항을 만들어 물을 담고 금붕어가 들어간 모습을 봤을 때,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약간의 적층결이 보이긴 했지만, 분명 금붕어가 선명히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내 곧 중국인을 의심하기 시작했죠…
폴리셔를 사용하고 투명한 제품을 만들어본 지금은.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머릿속에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그려졌습니다.


> 폴리메이커 공식 소개영상

표면 강도의 변화

표면이 매끈해지고 건조 시간을 거쳐 표면을 만져보면 강도는 조금 낮아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손으로 만져서 지문이 남을 정도로 약하진 않습니다. (건조 전에 만지면 남겠죠..) 손톱으로 꾹 누르면 자국이 남는 정도입니다. 노출 시간과 표면 강도는 반비례 관계입니다. 매끈함을 더 얻고자하면 표면 강도를 양보해야합니다. 지속적으로 물리적 접촉이나 충격이 가해지는 용도를 위해서는 다른 기법을 가미해야겠습니다.
아래는 서페이서 도색을 위해 자이지스트 스와치를 집게로 집고 난 후 자국입니다.

집게가 작지만 이빨이 날카롭고 악력이 제법 강하기 때문에 자국이 남았습니다. 이런 집게 흔적은 일반적인 3D프린트 결과물이나 심지어 사출성형품도 견디진 못 하기 때문에 집게같은 도구는 보이지 않는 곳을 집어야겠습니다.

연마 수작업 대체 효과

페인팅(도색 작업)을 위해선 페인팅할 표면에 서페이서 또는 프라이머를 먼저 도포하게 됩니다. 표면의 매끄러운 정도를 알 수 있고, 염료를 더 잘 도포하기 위함입니다.
폴리싱 후 잘 처리된 부분은 손으로 만져보면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매끄럽습니다. 도색을 고려한다면 도포에 아주 용이한 표면입니다. 자이지스트 스와치 모델에 서페이서를 도포해보았습니다.


> 본 스틱에 사용한 서페이서는 라카 스프레이 방식으로 작은 형태에는 다소 고이는 현상이 있는 제품이다.


> 베어브릭 헤드에 에어브러시로 서페이서를 도포해 보았다.


> 자동차 카울 모형을 세워서 프린트 후, 폴리싱 – 폴리싱 효과를 극명하게 볼 수 있다.

폴리셔는 ‘사포질 – 사람이 직접하는 연마작업…’로부터 어느 정도 해방시켜줄 도구로 보여집니다. 물론 개떡같은 출력물을 찰떡같이 만들어주지는 못 합니다. 원활한 폴리싱을 위해 3D프린트를 잘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약간의 손질 후 폴리셔에게 맡기면 사포질에 몇 시간이 걸릴 연마 작업이 한 시간 이내로 소모품 사용없이 자동으로 해결됩니다. 하지만 폴리셔에게도 사각지대는 있기 마련인데요. 서포트 자국이나 오버행으로 인한 표면 불량면은 폴리셔에 넣기 전에 어느정도 다듬어줘야합니다. 수작업 때의 사포질과 퍼티질에 비하면 별로 수고스럽진 않았습니다.

순간 접착 효과

분할 3D프린팅 후 출력물 접합할 때는 순간접착제 사용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폴리셔를 거친 출력물은 순간접착제와의 궁합이 아주 좋았습니다. 몇 방울 톡톡 찍어서 꾸욱 누르고 몇 초만 있으면 단단하게 접착이 됐습니다. 강하게 힘을 줘도 절대 떨어지지 않게 단단한 접착 효과가 났습니다. 사용한 제품은 쉽게 구할 수 있는 파란색 Loctite 401 순간접착제입니다. 접착제로 고정할 예정이라면 적극 활용할 수 있어 보입니다. 반대로 한 번 붙였다 떼어내면 큰 손상이 있으니 신중히 접착해야겠습니다.

마스킹 테이프 응용

폴리싱이 적용되면 두께 변화가 올 수 있습니다. 결합 구조는 작은 변화에도 공차가 더 생겨 헐거워지거나 뻑뻑해질 수 있기 때문에 폴리싱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릅니다. 마스킹 테이프로 다양한 응용 기법을 시도해볼만합니다.

궁금해서 해봤슴다.

폴리스무스는 폴리셔 전용 소재로 개발된 필라멘트 제품입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PLA 소재의 몇 가지 필라멘트를 폴리셔에 넣어봤습니다. 역시… 변화는 전혀 없었습니다. 폴리스무스는 PVB 기반 소재로 PVA와 같이 시큼한 향이 나면서 일반적인 PLA와는 확연히 다른 냄새를 풍깁니다. 출력물은 유광이 아닌 퍼석해보이는 매트한 질감이며 간혹 장비에 따라 미세한 스트링이 표면 군데군데에 생성되기도 합니다. 운용 온도는 PLA보다 조금 높은 편입니다.


> 빨간색 과육 부분은 매끈해진 폴리스무스. 녹색 이파리 부분은 변화없는 컬러팹의 PLA/PHA 필라멘트이다.

조형판 회전 관련 이슈

조형판과 기기 바닥 회전구의 결합부 높이가 낮아 간혹이지만 맞물리지 않고 미끄러져 회전이 멈춘 후 결합부에서 다시 걸려 돌아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회전이 일정하게 돌지 않는 것은 폴리싱 효과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습니다. 후속 버전에서는 곡 보완되어야할 사항입니다. 임시 방편으로 접지면에 테이프를 링 형태로 덧대어 헛도는 일이 없도록 조치할 수 있었습니다.


> 받침대 돌출부가 낮아 미끄러질때가 있다. 상판도 동일한 모양이다.


편의 (Usability)

간편한 조작법

큰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입니다. 마치 전자레인지 같은 제어 기능으로, 아주 쉽습니다.


> 전원 버튼, 챔버 라이트, 다이얼(클릭 가능), 받침대 개폐. 끝.

노브 다이얼이나 버튼의 조작 감도는 오작동이나 마찰감 없이 부드럽습니다. 다이얼로 가동 명령과 시간 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총 16칸의 조명이 있으며 한 칸당 5분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한 번에 최대 80분 설정이 가능합니다.

경광등

알 수 없는 이유로 분무가 되지 않을 때나, 용액이 떨어졌을 때 경고음과 함께 적색 조명이 점등되며 작동을 일시 정지합니다. 경고음도 같이 울리니 문제가 있을 때 사용자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 중앙 기준으로 좌측 점등은 챔버 열림, 우측은 작동 오류를 알려준다.

우수한 차단성

책상 바로 옆에 두고 사용하였지만 가동 중에는 에탄올 냄새는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간혹 본체에 얼굴을 들이밀고 보고 있을 때는 미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99% 차단성으로 판단합니다. 챔버와 본체 사이에 고무 패킹이 덧대어져 있어 문이 닫힐 때 야무지게 물어주어 용액이 새는 곳이 없었습니다.


> 바로 옆에서 코 대고 킁킁 맡아봐도 향이 날까말까한 차단력을 자랑한다. 때문에 제품 인수 직후 고무 패킹의 이상 유무 확인은 필수!

가동 종료 후 대기 시간

설정해 놓은 시간이 다 되면 알림음이 한 번 울리고 공중의 잔여 용매가 가라앉도록 몇 분의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급한 마음에 바로 들어올리고 싶어도 기다려야합니다. 작업 종료와 동시에 조형판을 들어올린다면 기기 내에 차있는 용매가 많이 유출되겠죠. 사용자 배려 차원의 방지 기능으로 보입니다.

작업 직후 건조 작업은 필수

가동 종료 직후에는 출력물이 촉촉하게 젖어 있습니다. 당연히 바로 만지면 지문이나 흠집이 나기 때문에 받침대 째로 들어내야합니다. 여분으로 제공되는 다른 받침대를 사용해 바로 다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건조는 부피에 비례하지만 대략 30분 이내면 전부 마르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개폐 소음

조형판 플랫폼이 오르내릴 때 소음이 발생합니다. 기기 결함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부품끼리의 마찰음으로 보입니다. 작은 부분이지만 아무래도 모양새를 고려해 향후 보완이 되었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 본체와 리프트 기둥 간의 마찰로 인해 ‘뿌드드득’ 거리는 소음이 난다.

챔버 분리

사용 초반에는 열린 상태에서 케이스를 어떻게 분리하는지 몰라 어설프게 거치했습니다. 사실 임시 거치로는 이 방법도 썩 나쁘지는 않지만 충격이나 실수로 건드렸을때는 우당탕! 떨어질 수 있으니 소중한 작업물을 넘어뜨릴 수도 있는 위험이 있겠죠.


> 분리가 귀찮다면 조형판이 올라왔을 때 챔버를 살짝 비틀어 걸쳐 놓아야한다. (나름 편리하다.)

챔버를 완전히 분리하고 싶다면 리프트 기둥의 상단와 맞닿는 챔버의 양 옆을 살짝 벌려올리면 손쉽게 뺄 수 있습니다.

용매가 증발하지 않도록 관리

분무 탱크에 용매를 채워넣고 사용합니다. 장시간 미가동 시 용매가 증발할 수 있으므로, 탱크 커버가 두 가지로 제공됩니다. 하루 이상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보관용 커버를 덮어주어야 합니다.

경량

본체 부피는 아담합니다. 무게 또한 취학 어린이들도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편이고요. 공간 내 이동성은 좋습니다. 멀티탭 위치에 따라 필요에 따라 이리저리 배치해 사용해도 좋았습니다. 본체 바닥면에는 거치대가 있어 들어올리는데 편리하게 느껴진 부분입니다.

내부 조명

총 4개의 조작 버튼이 있습니다. 가운데 조그 다이얼과 양 옆으로 작은 원형 버튼과 전원 버튼입니다. 다이얼과 전원 버튼은 LED라이트로 기능 가동 여부를 표시하는데 작동시 전자음으로도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특유의 음이 나옵니다. 내부 조명은 껏다 켰다 할 수 있고 내부에 분무된 용매가 차면 뭔가 뮤지컬 무대 위에 주인공처럼 조형물을 비춰주는게 제법 인상깊었습니다. 물론 조명이 필요 없다면 끌 수 있습니다. 분무기 조명은 조그 다이얼 조작으로 광량 조절이 가능했습니다. 홍보 영상에는 16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는 안내가 있었지만, 리뷰 제품은 붉은색으로 4단계 광량 조절만 가능했습니다.


> 조명 덕분에 조형물은 안개 효과와 핀 조명을 8개나 받으며 무대 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디자인 (Design)

심미성 부분을 고려하면 훌륭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체 외관이나 제어부(제어할 것도 없으니 당연)는 있을 것만 남기고 모두 버렸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난하게 받아들이는 디자인입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챔버의 분리 거치와 여러 주변 도구를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우수한 부분은 플랫폼의 상하강 방식에 조형판을 비추는 8개의 멋진 조명과, 분무 시 조형판이 회전함과 동시 에 형형색색의 멋진 조명이 재미를 더해주는 것입니다. 3D프린트 후 공정에서 멋들어진 장비를 만나보긴 처음입니다.

전용 필라멘트인 폴리스무스(PVB) 소재는 다양한 색상을 제공합니다. 색감이 뛰어나 육안으로도 단 번에 염가 필라멘트들과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 제공되는 색상은 다음의 이미지를 참조해주세요.


총평

Good Stuff

  • 유일무이한 비가열식 표면가공 장비
  • 후가공의 노동시간 단축 및 생산성 향상
  • 용매의 악취 차단성이 우수한 밀폐구조
  • 경량
  • 연비가 우수한 가동시간 대비 용매 소모량
  • 장시간의 학습이 필요없는 사용법

Bad Stuff

  • 일부분의 기기 마찰음
  • 아쉬운 최대 가공 부피
  • 조형물 오버행 각도에 따른 표면처리 편차 발생
  • 유격으로 인한 회전조형판의 불규칙한 회전 현상

폴리메이커 폴리셔(Polysher)는 용융 압출 방식 3D프린트 후공정에있어 상당히 신선한 대안 도구였습니다. 여태껏 자이지스트에도 작업을 할 때, 다양한 제품들 – 표면에 펴바르는 용액 제품, 각 종류별 및 제조사별 사포 제품, 전동 연마기 등등등 – 을 표면 연마에 동원해왔습니다. 하지만 표면 연마는 쉽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3D프린트 기술은 사실 시제품 제작에 국한하여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주로 형상이나 기능성 부분 검토가 가장 주된 목적이었습니다. 표면 조도 같은 심미성에 많은 영향을 주는 부분들에는 둔감했죠. 하지만 최근 ‘제품 생산에 있어 개인화 – Customization’이 대두되면서 3D프린트 기술이 최종 제품 생산의 영역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랜드로 비추어 볼 때, 후처리에 대한 다양한 시도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폴리셔는 이 공정에 있어 가장 대중적인 첫 번째 시도로써 향후 적지 않은 파급을 줄 수 있으리라 예측해봅니다.


협찬: 폴리메이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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