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트 잘 하는 사람. ‘XYZist’ 를 만나는 시간.
이번에 만난 분은 3D프린터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예술가 ‘임도원 작가‘님 입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저는 임도원이구요. 조소를 전공했습니다. 학업을 하면서 이일 저일 하다가 설계도 하게 되었고요. 설계를 하다 보니 3D프린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개인용 3D프린터를 장만해서 사용했는데, 처음에는 NP-Mendel 하고 그리고 하나 더 장만한 것이 Effiel 이었는데, 작동이 제대로 안되었거든요. 그래서 직접 고치고 개조하면서 사용했죠. 그러다 보니 지금은 제가 직접 3D프린터를 만들 정도가 되어서 (작품 활동에) 필요할 때 한 대씩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XYZist-Interview_004-ImDoOne-000
> 다재다능, 임도원 작가.

중요한 계기가 된 3D프린터군요.
네, 그렇게 되었네요. ㅎㅎ 지금은 저 같은 작가들을 위해서 직접 3D프린터를 조립하고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어려운 점은 ‘학습과 경험’을 위해 3D프린터 조립 (워크샵)을 해보고 사용법을 익히고 하는건데, 참가자 분들 중에는 작동이 왜 잘 안되는지, 왜이리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불만을 가지신 분들이 더러 있더라고요. 참여 목적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오신 분들이 있어서 힘듭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서비스 개념으로 워크샵을 생각하시는 모양이에요.
네 아직까지 조금 혼동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술 분야에서 특히, 국내에서 3D프린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활동이 많이 드문 것 같습니다.
지금 예술 분야에서 교육하시는 분들이 교육을 받은 시점과 지금 기업이나 일반 대중들이 느끼는 기술 발전 속도와 트랜드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납니다. 학문의 역사가 오래될 수록, 미술의 경우 언어가 생기는 그 시점과 유사할 정도로 오래되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미술은 이래야 한다.’ 이런 느낌인 건가요?
네 그렇죠. 하지만, 원래는 그렇지 않아야 하는 것이 맞거든요? Art 도 Tech 와 어원이 같기도 하고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부분이죠. 회화에서도 물감의 화학적 성분을 알지 못하면 색을 제대로 못내거든요. 과학적 사고와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예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 사례만 보아도, 다빈치의 경우 해부학, 공학, 미술, 철학의 경계가 없었죠. 미켈란젤로도 조각가이자 화가, 건축도 했죠. 지금은 경계를 너무 긋고 영역을 한정 짓는 것 같은 것이 너무 아쉽죠.

예전에 기술자들이 사진기를 만들고나서 이걸가지고 뭘할까 고민하다 예술가들에게 가져다 주었다고 해요. 거기서 새로운 작품활동이 나타난거고, 영화도 마찬가지고요. 지금도 빗대어 보면, VR이나 3D프린터도 마찬가지죠. 새로운 기술을 이해해야만 새로운 예술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

* Techne - Art, Tech 의 어원. - 예술가를 기술자로 동일시 했었다. 외주를 받는 상업 행위가 ‘Artist’의 일인 셈.

‘Botist’도 그러한 맥락에서 만들어졌군요.
저는 그래서 작가들에게 3D프린터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이 되면 생각치도 못한 다양한 결과물들이 나올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어릴적 학교다닐 때를 생각해보면, 완결된 세상에 이미 정해진 답이 있고 정해진 답에 근접하거나 맞추어야지만 각광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어른이 되어갈 수록 느꼈죠. 정해진 답은 없고, 항상 세상은 새로워지고 자신이 바라본 것들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하고… 뭐 그런 환경이 현실인 것이죠. (배워왔던, 혹은 주입되었던 것들은 비현실에 가까웠던…)

저희 10년 선배들만 하더라도 파워포인트, 워드 이런거 모릅니다. 4GB DVD 들고 다닐 때가 엊그제 같지만 지금은 4천원에 4GB SD 메모리카드를 구매할 수 있고요. 지금 학생들은 메모리 카드 같은걸 들고다니지도 않죠. “선생님 여기 인터넷이 안되서 (클라우드) 드라이브에서 파일을 받을 수가 없어요…” 라고 이야길 합니다.

중국에서는 작가들이 80평 이상 규모의 건물 한 층을 통째로 빌려서 한 벽면에 캔버스를 쭉 걸어놓고 그럼을 그립니다. 놀라운 것은 작가가 직접 그리지 않고. 중국 아주머니들이 하나 씩 맡아서 그림을 그리죠. 일당 2, 3천원에 밑그림은 캔버스에 프로젝터로 띄우고 아주머니들은 작가가 정해준대로 물감을 섞고, 그림을 그려나갑니다.


> 작품 제작을 돕고 있는 3D프린터들. 임도원 작가는 이를 ‘Botist’라 칭했다.

마치 로봇같은 분위기인데요?
그렇죠. 중국은 인건비가 저렴해서 이미 대학생 때부터 스스로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자나 노동자들을 고용해 작품을 제작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방식은 세계적으로 일반화되어 있는 방식이에요. 컨셉만 원저작자가 제시하는 거죠.
여담입니다만, 얼마전 조영남씨 대작 사건이 있어서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요. 대작의 형태는 매우 보편적인거라서 그 자체 문제는 아닙니다. 누군가 어느 작가의 작품을 구매한다는건 무엇을 구매하는 것일까요? 작품 자체의 단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가치에 공감을 해서 구매를 하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가가 제시한 가치가 아니라 작가의 노동에만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작 그 자체에 대해서도 논란이 커졌었죠.

3D프린터가 사용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작품 제작에 사람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이런 기계들이 효율이 훨씬 좋기 때문에 대체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도 3D프린터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3D프린터는 정해준 일을 착실히 하고 있을 때, 저는 다른 새로운 창작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겁니다. 다른 작가들에게도 이러한 부분을 알려주고 싶어요.

아주 효율적으로 3D프린터를 활용하고 계신 것 같아요.
한계비용 제로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모든 제화를 구매하는데 드는 비용이 없다면, 인간은 고대 철학자들이 논했던 유토피아에 살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봤거든요. 제작은 모두 기계가 하고, 사람 손이 가는 부분은 전혀 없이 말예요. 또 기계를 고치거나 생산하는 것도 기계가 하고요. 사람은 철학하고 예술하는 것 밖에 없죠.

제가 3D프린터들을 직접 아크릴이나 MDF를 레이저 커팅하고, 깎고 끼우고 접합하고 하면서 만드는 이유 중 하나도, 물론 렙랩(RepRap) 프로젝트의 정신도 있지만 앞서 말씀드린 그런 부분들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이기도해요.

botistQ
> 모습 그 자체로도 작품인. Botist Q – 고대웅 작가에게 분양되었다.

현재 진행 중인 작품 또는 앞으로 계획된 작품 활동들도 궁금합니다.
10월에 런던에 갑니다. 머신룸(Machine room)이라고 들었는데요. 팹렙 같은 공간같아요. 그 곳에 작가들과 교류하러 갑니다. ㅎㅎ 예전 필리핀 봉사활동 같이 가셨던 작가님이 기획해주셔서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해 또 필리핀 같은 지역에 방문해서 3D프린터를 한 대 더 기증하고 올 예정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 필리핀 타클로반에서 아이들의 꿈을 보전시켜주기 위한 프로젝트. | 자세히보기

지금 (3D프린터들이) 리쏘페인 만들고 있는 것도 11월 전시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3D프린터 운용하시는 다른 작가분들께 드리려고 300g 정도씩 필라멘트 스풀도 나누어서 만들고 있습니다.
오.. 필라멘트 스풀을 직접 만드셨네요? ㅎㅎ 혼자팩토리. 느낌 좋은데요?

XYZist-Interview_004-ImDoOne-001
> 혼자팩토리 필라멘트

‘혼자팩토리’는 혼자서 한다는 그 혼자가 맞나요?
네 맞습니다. 예전에 제가 작업실이 없어서 아는 선배 작업실에 왔다갔다하면서 작업을 했는데요. 혼자 도구나 준비물들 다 바리바리 싸가지고 다니면서, 작업장을 만들었다 접었다하니까, 선배가 신기해하면서 ‘혼자서 다 한다고 – 혼자전자’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지금은 혼자팩토리, 혼자전자, 혼자산업 뭐 이런 말로 혼용해서 사용합니다.

혼자팩토리와 봇티스트 관련 정보는 여기에서!
혼자팩토리와 보티스트 공식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honjafactory


임도원 작가의 3D프린팅 활용

  • 주목적: 작품 제작 및 다양한 창작 프로젝트
  • 디자인: 라이노(Rhino) – 치수기반 설계(CAD)
  • 기술: 용융 압출 적층조형 (Fused Extrusion 3D Printing)
  • 장비: 보티스트 (임도원) / 프루사 i3 (Josef Prusa)
  • 소재 : PLA – 열가소성 합성 수지 (Thermoplastic)
  • 후공정: 없음

임도원 작가님께 3D프린트 기술을 활용하는데 있어 더 많은 창작자들에게 훌륭한 귀감이 될 수 있도록, 귀한 시간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