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명 대표 – 해미햄스터 랩스

3D프린트 잘 하는 사람. ‘XYZist’를 만나는 시간.

첫 번째로 만나본 분은 여아용 블럭 완구를 개발하시는 ‘해미햄스터 랩스의 최선명 대표’입니다. 해미햄스터 개발 사례는 우리가 잘 아는 3D프린팅 활용 방안 중 가장 전통적이고 모범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미햄스터가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는지 최선명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

소개 부탁드립니다. 🙂
해미햄스터 랩스의 최선명입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영상디자인을 전공하고 그때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올(2016년) 4월에 ‘해미햄스터’를 창업했고, 스마트토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 무더운 날씨에도 폭포수를 차오르는 연어보다 활력이 넘치시는 ‘최 대표님’. – 덕분에 커피 마시기 전 벌써 더위가 가셨다.
 

‘해미햄스터’라는 이름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연구를 하던 중 모터를 이용해 톱니바퀴의 원리를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는데 ‘무섭고 딱딱해 보이는 톱니바퀴’를 아이들이 한결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햄스터가 동력을 만들기 위해 쳇바퀴를 돌리는 모습으로 디자인 했습니다. 그때 탄생한 주인공이 ‘햄스터 해미’입니다.
현재는 햄스터의 빠른 움직임같이 열심히, 능동적으로 메이커 정신을 발휘하는 엔지니어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

> 이 친구가 ‘해미(Hammie)’ 이다. ‘햄스터가 메이킹을 하다니, 참으로 신박하고 재미있는 발상!’
 

대표적인 제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해미햄스터는 여자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로 블럭놀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블럭 장난감입니다.

기계의 원리를 가르쳐 주는 장난감들은 꼭 포크레인이나 자동차를 만들라고 해요. 그렇게 되면 여자 아이들의 참여도가 확연히 줄어들어요. 저는 기술 분야에서 여성 종사자들이 적은 이유를 거기서 찾았어요. ‘기계적이거나 기술적인 것은 남자의 분야다’ 라는 인식이 알게 모르게 심어지니까요.
자세히 찾아보면 여자아이들에게도 재미있고 익숙한 소재나 이야기로도 기계의 원리를 익힐 수 있어요. 예를 들면 기초기계의 원리 중 나사를 배울 때 스크류잭 (screw jack) 을 설명해주면서 알려줄 수 있지만, 여자아이들 장난감 중 립스틱에도 나사가 들어가거든요. 해미햄스터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블럭놀이를 한 층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

저는 몇 달전 행사 때 구면입니다. 대표님 외 한 분 더 계시죠? 두 분이 팀으로 활동하게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올초, 해미햄스터를 제대로 시작해보기로 마음먹고 친구들과 이야기 하던 중에, 친구의 남자친구인 레고(LEGO) 창작 작가로 활동하던 ‘윤현택’님을 소개받았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현택님의 블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생각해 현택님께 일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현재 레고를 오랫동안 창작해오던 경험으로 현재 해미햄스터의 블럭을 재미있게 만들어 주고 계십니다.

엇 그렇다면… 저희가 한참 잘못 알고 있었군요. 대표님께서 블럭 디자인을 할거라 생각했고요, 코딩은 다른 남성분이 할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네요. 일종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ㅎㅎ 그래서 제가 그런 편견을 깨기 위해서 만드는 것도 있습니다. 여자 엔지니어도 있다! 라는 걸로요.
그럼 브랜드 디자인이나, 일러스트도 대표님께서 직접하고 계신가요?
네, 전공이 영상 디자인인지라 영상 편집이나 그래픽 작업도 제가 할 줄 알아서요. 🙂 그런데 지금은 양적으로 제가 전부하기에 버거워서 팀 멤버를 늘려나갈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대학원 수업 때 아두이노로 인터렉션이되는 무언가 만들기를 하는데, 3D프린팅을 사용해서 만드는 걸로 룰이 있었어서 그 때 3D프린터를 처음 접했거든요. 사실 그 때 졸업작품(Proof of Concept)으로 만든 것이 지금의 해미햄스터 프로토타입이기도 해요.

> 해미햄스터 아이디어의 기반이 된 졸업작품.
 

다른 제작 방법이 아닌 3D프린터를 사용하게 된 계기와 이유가 궁금합니다.
2년전 해미햄스터의 Proof of Concept 버전 톱니바퀴 블럭들을 만들 때 처음 3D프린터를 사용했습니다.
그때는 제 자신도 톱니바퀴의 규격 계산법을 제대로 몰라 조금씩 크기를 늘려가면서 3D프린트 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원리를 익혔습니다. 그때 3D프린터가 없었으면 해미햄스터를 만들기가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처음에 실패를 많이 했는데 비용면에서 전혀 부담없이 실험을 여러차례 거듭할 수 있었으니까요.
만약 CNC나 레이저커터, 금형제작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면 한 두차례 만에 포기했을 수도 있을거에요.

지금도 3D프린터를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저희 제품의 특성상 블럭 수가 비교적 많고 결합이라던지, 손으로 쥐었을 때의 느낌 등을 알아보는 테스트가 많이 필요해요.
머릿속이나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지만 눈으로 직접보기 전까진 그 느낌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3D프린터로 정확한 느낌을 확인한 후 시제품을 개발하면 만족도도 훨씬 높고 실패율이 적었습니다.

3D프린터를 활용하면서 느낀 장단점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3D프린터의 장점은 정말 많지만 3D프린터가 많이 발전해 예전보다 실패율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손이 많이 가는 점이 단점인것같습니다. 저희 제품의 경우 결합력을 테스트할때는 구멍 사이즈 0.1mm씩 차이를 주며 테스트를 했는데 3D프린터로는 그렇게 정밀한 차이를 주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Laser-SLA (광 경화)방식 프린터는 정밀한 묘사도 가능하지만 아직은 이 방식의 3D프린터 구매비용이나 관리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셨을텐데 어려웠던 부분들이 있으셨다면 어떤 부분들인지 또 준비하시면서 깨달은 점 또는 경험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크라우드 펀딩이 많은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 어서 해미햄스터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 조금 이르게 진행된 감이 있어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 펀딩 성공!

컨셉은 같지만 처음 버전의 블럭부터 현재 만들어진 블럭을 만들기 까지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크라우드펀딩에서 후원해주신 분들과의 약속과 응원덕분에 힘들 때도 그만두지 않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기는 것 같아 좋은 것 같습니다. 🙂

‘해미햄스터’와 같이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 조언부탁드립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하면서 세상에 해미햄스터를 꺼내 놓고 보니 저 혼자만 작업을 하고 있었으면 전혀 알지 몰랐을 것 같은 피드백이나 조언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그런 자리 덕분에 해미햄스터를 아시는 분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정말 제대로 된 제품을 한 번 만들겠다고 결심하셨다면 실제 소비자들이면서 한편으로는 너그러운 후원자들을 하루 빨리 만나보시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작품 또는 앞으로 계획된 작품 활동들도 궁금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제품은 여름마을(해미가 살고있는 마을)에서 해미와 친구들이 휴가로 해외여행을 가기로 해서 비행기, 카트 등을 만드는 세트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친구들이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블럭으로 만들면서 바퀴나 벨트의 원리를 익힐 수 있는 세트입니다. 그 세트로 8월중에 베타테스트를 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9월부터 텀블벅 후원고객분들 부터 차례로 배송할 예정입니다.

해미햄스터 문의 및 제품 구매처
공식 웹사이트: http://hammiehamster.com/

해미햄스터 랩스 – 최선명 대표님께 3D프린트 기술을 활용하는데 있어 더 많은 창작자들에게 훌륭한 귀감이 될 수 있도록, 귀한 시간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