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3D(3차원) 프린팅 소재 시장에 진출한다. 제3의 산업혁명을 이끌 기술 중 하나(2012년 이코노미스트)로 꼽히는 3D 프린팅의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 시장을 앞서 개척한다는 복안이다.
13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세계 2위 3D 프린팅 업체인 미국 스트라타시스에 부가가치가 높은 합성수지인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스티렌) 공급을 추진 중이다. LG화학이 생산하는 쌀알 모양의 ABS 팰릿을 중간 가공회사에 넘기면 이 업체가 실 형태로 뽑아 스트라타시스에 최종 납품하는 방식이다.
ABS는 충격에 강하면서도 가벼워 자동차와 가전, 의료기기 등에서 금속 대체품으로 쓰이고 있다. 현재 3D 프린터의 절반 이상이 ABS를 완제품 성형 소재로 쓴다.
LG화학 관계자는 “아직 3D 프린터용 ABS 시장 규모가 작지만 전망이 밝아 중간 가공회사를 대상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000여 곳을 거래처로 둔 스트라타시스는 작년 6월 경쟁사인 메이커봇을 인수하며 업계 선두인 미국 3D시스템스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LG화학 외에도 SK케미칼, 효성 등도 독성을 없앤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개발을 서두르는 등 3D 프린터 소재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3D프린팅을 통하면 모형이나 금형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어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고, 생산주기도 줄일 수 있다. 제3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기술 중 하나로 3D 프린팅이 꼽히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월러스어소시에이츠는 2018년까지 세계 제조업체의 25% 이상이 3D 프린팅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 3D 프린팅 시장 점유율에서 미국업체 비중은 72.9%로 압도적 1위다. 유럽(10.2%)과 이스라엘(9.3%)이 큰 격차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런 가운데 LG화학이 3D 프린팅 소재 분야 참여를 선언한 것은 다른 대기업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화학업계는 3D 프린팅 시장이 커지면 바이오 원료를 사용하거나 독성을 뺀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하려는 경쟁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케미칼과 효성, 금호석유화학, 삼양사 등은 친환경 합성수지 개발을 추진 중으로, 3D 프린팅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원문: 한국경제 박해영/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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