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Instrument)는 참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어왔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악기를 연주하지는 못할지라도, 음악을 듣지 않고는 그 어느 누구도 ‘정신적으로 온전한 삶’을 기대하긴 어렵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만큼 참 중요한 인간의 도구인데. 위키피디아의 정보를 빌려보자면, 악기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줄을 튕겨 소리내는 ‘현악기’, 입으로 불어 소리내는 ‘관악기’, 두드려 소리를 내는 ‘타악기’ 등입니다.
(물론 피아노처럼 복합적인 형태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악기의 주소재는 ‘목재, 금속재, 석재’ 등의 자연소재였고, 산업의 발달로 인공소재들 ‘플라스틱’ 등도 사용되어 왔습니다. 부품에 따라 직접 장인의 열정으로 수공을 통해 생산되기도 하고, 정밀한 로봇에 의해 대량 생산도 되고 있습니다.
3D프린팅 기술에 대해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 대중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3D프린팅 기술을 온전히 활용해 ‘연주가 가능한’ 악기를 만들고자하는 시도가 많아졌는데요. 어떠한 대표적인 사례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현악기부터 살펴보죠. 개인용 3D프린터들은 대체로 프린팅가능한 최대 부피가 크지 않아(평균적으로 25cm3 이내, 더 작은 경우가 대부분.) 작은 악기부터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간단한 것들이 바로 ‘우클렐레(Ukulele)’ 입니다.
띙기버스에 2009년부터 우클렐레 관련된 ‘띙’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제대로 3D프린팅된 우클레레는 2013년 공개된 메이커+우클렐레 = ‘메이커렐레’ 가 처음입니다. 메이커봇 로고타입을 차용한 메이커렐레의 로고타입도 재치가 있군요.
소개 영상이라고는 줄 몇 번 튕겨 소리가 납니다라고 알려주는 정도가 전부이지만, 꽤나 많은 이들이 메이커렐레를 만들어 연주를 즐겼더군요.
물론, 음정을 잘 맞추어 악기를 만든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지만 음감이 뛰어난 천성을 타고나지 않은, 보통의 사람들은(소위 ‘막귀’라고 불리는…) 이래 들으나 저래 들으나 얼추 만족스러우리라 생각됩니다. (아.. 아닌가요?)
최근에는 3D프린터블 일렉트릭 우클렐레가 소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서 공부한 과테말라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Juan Carlos Noguera’ 씨는(이하 노게라) 스타일리쉬한 일렉트릭 우클렐레를 만들었습니다.
이름하여 ‘Nuke(누크)’
누크는 모두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파트들은 가로/세로 약 153mm 이내에서 프린팅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평균적인 프린팅 볼륨을 가지고 있는 3D프린터라면 무리없이 제작이 가능합니다.
누크는 오픈소스는 아닙니다. 모든 파일을 5달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5달러의 3D모델 소스만으로는 누크의 완성이 어렵죠. 일렉트릭 컴포넌트는 온라인에서 15달러 정도로 별도 구매를 해야합니다.
살지 말지는 영상 보고 결정하시길.
> 누크 구매처
이제 좀 더 규모있는 ‘기타(Gutar)’ 입니다. 3D프린팅에 관심있는 많은 분들께서 어디에선가 보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오드(Odd)’라고 하는 브랜드인데, 기타 바디 부분을 수공이나 기존 제작방법으로는 구현이 불가능한 디자인을 3D프린팅한 것이 특장점인 곳 입니다. SLS(선택적 레이저 분말 소결 방식)을 사용해 정밀한 데코레이션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바디 내에 기어 맞물려 돌아가는 ‘스팀펑크’ 모델과 어메리칸 스타일은 정말 예술적이군요!
오드 기타로 연주삘 좀 제대로 받고 싶으신 분은, http://www.odd.org.nz/index.html
3D프린트된 바이올린도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 11월 진행된 TED 바이 암스테르담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Joanna Wronko’ 씨가 3D프린트된 바이올린과 전통적인 바이올린을 각각 연주하며 진지한 검토를 했습니다.
여러분은 소리를 들어보니 어떠신가요? 🙂
엔지니어이자 OpenFab PDX 운영자이기도 한 ‘David Perry’ 씨는 오픈소스 일레트릭 바이올린을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BOM에 의하면 대략 26만원 정도로 만들 수 있군요.
설계는 ‘Autodesk Fusion360’으로 했고, 미국 Type A Machine(타이퍼머신 또는 타입 에이 머신) 사의 ‘Series 1’ 모델 첫 번째 버전을 사용해 3D프린팅 했군요. 소리 아주 잘 나네요.(잘 나는 거 맞나요?)
오픈소스 일렉트릭 바이올린 프로젝트 명칭은 ‘F-F-Fiddle’ 입니다.
이제 관악기를 살펴보겠습니다.
2010년에 벌써 플룻을 아주 정교하게 3D프린팅했었습니다. (왜 난 여태 몰랐지! 하실 분들도 계실텐데요. 그래서 자이지스트가 있습니다!)
산업용 장비인 Stratasys 사의 Objet Connex500 모델로 프린팅한 것이기에 상당히 정교하게 완성도가 높습니다.
MIT 미디어랩에서 수학 중인 ‘Amit Zoran’씨가 추진한 프로젝트였습니다. MIT 미디어랩의 Connex500에 접근가능한 사람이라면 무료로 만들어준다는… (잉?)
앞서 독특한 디자인의 기타 바디를 제작하는 ODD 사를 소개했는데요. ODD의 ‘Olaf Diegel’ 씨가 알토 색소폰도 3D프린팅해 제작했었더군요. 🙂
Solidworks(솔리드웍스)를 사용해 설계했고, 나사와 스프링 등을 포함하지 않은 41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D Systems 사의 SLS 방식의 3D프린터를 사용해 제작했다고 합니다.
특징이라면 전통적인 색소폰보다 무게가 ¼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실험적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이며, 시판된 것은 아닙니다. 소리도 잘나네요.
이번에는 트럼펫입니다. 띵기버스에서 ‘LtDan’ 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청년이 올해 1월 말에 첫 번째 버전, 4월에 두 번째 버전을 공개, 7월 중순에 마무리한 것이니 최근 작품입니다.
앞서 두 가지 관악기들은 산업용 3D프린터로 전문적인 제작이었다면, 이 트럼펫은 개인용 3D프린터(용융 압출 방식)로 3D프린팅 한 것으로 비교적 단순한 구조의 피리들이 아닌 좀 더 정교한 구조의 관악기로써는 훌륭한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첫 번째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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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7개의 3D프린터블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립도 용이합니다. 소리는 많이 불안정했군요.
두 번째 버전은 확실히 나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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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열정에 무관심한 고양이… 하지만 다음 버전의 완성도가 기대됩니다. 🙂
다운로드는 당연히 두 번째 버전으로… http://www.thingiverse.com/thing:772936
이 번에는 상당한 고수가… 탑 기어, 어프렌티스, 호라이즌, 코스트 등.. 이름만 들어도 “오~~” 할 만한 유명 미국 드라마의 음악을 작곡한 ‘Daren Banarsë’씨가 기존의 3D프린팅을 활용한 완성도 낮은 악기들과 다른. 진짜 악기를 제작해 소개했습니다.
장난감 가게에서 우연히 본 ‘멜로디카(Melodica – 리코더와 멜로디언이 섞인 듯한)’를 보고 관심을 갖게되었다고 하는데요. 어린이들이 연주하는 멜로디카가 아닌 멜로디카의 수준을 더 끌어올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Banarsë씨는 음악 분야 전문가이지 디자인, 설계 전문가는 아닙니다. 때문에 직접 3D CAD를 배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문가를 위한 3D프린팅 서비스인 3D Alchemy를 통해 설계 부품을 3D프린팅 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린 악기들 외에도 3D프린터블 악기들은 정말 많습니다. 느껴지는 그들의 열정도 대단하지만, 개인 제조시대가 점차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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