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산업혁명은 대량생산 공정을 갖춘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인간의 수작업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조달하고, 이를 지치지 않게 활용할 수있는 기계를 갖춘 것이 동일 시간 내 더 많은 생산이 가능했던 주 요인입니다.
수 백년이 흘렀습니다. 1980년대에 3D프린트 기술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생산 개념의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제품의 개발 및 생산 과정에 있어 필수적인 기법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적층성형 기술인 3D프린트가 ‘생산 체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다품종 소량 생산’ 가능한 기술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소량 생산에 머물러 있어 왔습니다. 그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의 몇 가지로 추릴 수 있습니다.

  1. 높은 실패율
  2. 기술 표준의 미비
  3. 자동화되지 않은 공정

1. 높은 실패율

여기서 실패는 ‘생산을 하지 못함’을 의미합니다. 생산에 실패하게되는 원인들은 3D프린트 단계 뿐만 아니라 전후 과정에서 모두 찾을 수 있습니다. 3D프린트를 위한 3D모델 디자인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3D모델을 3D프린터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파일을 변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3D프린터가 하드웨어 및 펌웨어 결함으로 인해 3D프린트를 잘 하지 못할 수 있죠. 여기에 더해 소재 물성이 3D프린트에 부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실패 요인을 간략히 정리만 해보았는데도 상당히 복잡한 문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산업용이든 개인용이든 관계 없습니다. 위의 실패 요인은 대부분에 해당되는 것으로써 그 동안 실패율을 낮추기 위해 갖은 방법들이 고안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실패율은 높습니다. 10개 생산을 목표로 그 중, 4~5개까지도 실패를 한다면 이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3D프린트에 적합한 소재와 적층 품질 등이 날로 향상되고 있고, 3D프린트를 하기 위한 디자인에 따라 시제품 제작 목적 뿐만 아니라 완제품까지도 생산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많게는 60%까지 치솟는 실패율은 3D프린터의 생산력을 의심케 합니다. 상품을 제작해 시판할 수 없을 것입니다.

3D프린팅 기술 방식별로는 분말 소결 방식이 가장 실패율이 낮고, 용융 압출 방식, 그리고 광 경화 방식, 박막 절삭 및 접착 방식 순으로 가장 실패율이 높습니다.

따라서 아직까지 시제품 제작 목적에 한정되어 있는 주된 원인으로 높은 실패율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2. 기술 표준의 미비

위 실패율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실패율이 낮은 기술 방식인 분말 소결 방식을 살펴봤을 때 기술 표준화가 비교적 잘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루어야 하는 소재의 정격 물성과 3D프린터의 표준 사양, 그리고 이를 제어하기 위한 각종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도구들의 일원화 등이 있습니다. 아직은 전세계 굵직한 개발사들이 심화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른 방식들에 비해서는 규모있는 산업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사의 표준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다듬어나가기에 여건이 좋은 편입니다.

용융 압출 방식은 오픈소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방식으로, 사실상 기술 표준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단계입니다. 펌웨어 소스 코드 조차도 ‘집단지성’에 의해 얼마나 누더기가 되어 있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사용자층의 범위를 미리부터 규정짓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신 가능성은 가장 무궁무진합니다. 우리 문명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합성소재인 열가소성 플라스틱을 다루는 방식으로는 가장 저렴합니다. 또한 기술 방식이 복잡하지 않아 접근도 쉽죠. 난이도가 낮기에 전문성이 높지 않은 개인이 충분히 다루기 용이합니다. 이는 ‘메이커 무브먼트’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은 다른 방식 또한 마찬가지이며, 아직은 다자간 기술 개발경쟁이 한창인 터라 ‘게임 체인저’의 등장 전까지는 상황이 정리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자동화되지 않은 공정

3D프린터는 개념상 ‘자동화기기’에 속합니다. 사용자의 명령만으로 정해진 과업내용을 자동 수행합니다. 하지만 3D프린터는 3D프린팅 전후공정 전체를 담당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3D프린팅 준비 공정과, 3D프린팅 후의 각종 처리 공정은 3D프린트를 진행함에 있어 필수적이지만, 이는 자동화되지 않은 부분들입니다. 심지어 원료를 자동 공급하는 부분도 없죠.

더욱 준비되지 않은 부분은 소프트웨어 입니다. 지금은 1대의 기기에 하나의 호스트웨어가 연결됩니다. 여기에 더해 클라우드 호스트의 경우, 여러대의 기기를 하나의 호스트 계정에서 연결해 모니터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생산 상태의 모니터링과 기기마다 사용자가 직접 파일을 배정하는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다중 기기를 동시 운영하려면 무엇보다 생산해야하는 파일을 하나의 디렉토리에 업로드한 후, 각 기기마다 3D프린트 작업이 완료된 후 자동으로 남은 파일을 가져다 작업을 시작해야합니다. 이러한 작업이 가능하려면, 완료된 조형물을 자동으로 배출하고 다시 작업을 위한 준비를 마칠 수 있어야할 것 입니다.

3D프린트 이후의 후처리 공정에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바닥면에서부터 사물의 단면을 적층하는 특성상 공중에 배치되는 부분을 적층하기 위해 지지체(Support)를 만들어줍니다. 이는 분말 소결 방식을 제외한 모든 방식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후처리 공정에서는 반드시 지지체를 제거하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지지체 제거를 자동화하지 못하면 사실상 대량 생산 체제로 넘어가도 생산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자동화의 정점은 무인화인데, 지지체를 제거하는 인력이 설비보다 더 많이 투입이 될 것이기 때문이죠.

2016년 3D프린트 이슈가 ‘대형 생산’ 이었다면, 2017년에 들어서면서 ‘사용자 맞춤 대량 생산 – Mass Customization’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앞서 언급한 문제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문제 원인들이 해결된 솔루션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대표적인 솔루션을 소개합니다.

1. 스트라타시스 (Stratasys)

미국 스트라타시스 사는 용융 압출 방식 기술의 선구자로, 산업용 솔루션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안정적인 기술 확보에 주력해왔으며 용융 압출 방식에서 신기술을 항상 두 스탭 앞서 선보여오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이미 대량 표면가공 시스템을 구축해 공개한 바 있으며, 올 5월에는 대량 생산 체제 구축을 위한 핵심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Continuous Build 3D Demonstrator’ 라고 명명한 이 3D프린트 팜은 상당히 잘 짜여진 아파트먼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축되는 기기 댓수에 따라 주 100개에서 일 500개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소개합니다. 투명한 일회용 베드 시트를 롤러로 밀어내며 생산 완료품을 배출하는 방식이며, 제품은 배출구 앞쪽에 비치된 트레이에 담겨집니다. 트레이는 작업자가 직접 수거하여 비운 후 다시 장착하게 됩니다.

> 참조: http://www.fabbaloo.com/blog/2017/5/25/inside-the-stratasys-continuous-build-demonstrator

2. 블랙벨트 (Blackbelt)

네덜란드 블랙벨트 사는 3D프린터 스타트업으로 첫 등장부터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비주얼의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위 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높이보다 너비가 긴 형상과 연속 생산에 특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지껏 한 번도 제시되지 않았던 구조의 기기로, 블랙벨트의 지오메트리에 적합한 디자인 가이드를 사용자가 학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블랙벨트는 내구성이 관건인데, 벨트 특성상 장시간 운용하다보면 장력이 떨어지고 벨트 표면품질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는 적층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탄소섬유 소재 대형 벨트의 내구연한이 중요한 부분이겠습니다.

3. 오픈크리에이터즈 BS210

우리나라에서 개인용 3D프린터 시장의 문을 열었던 오픈크리에이터즈 사에서 올 6월 무인 연속 생산을 위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핵심 자동화 기능은 처음 생산 범위만 설정하고 명령하면 조형판을 자동 교체하여 멈추지 않고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BS210은 지금 사용할 조형판을 교체 후 표면굴곡을 자동 인식하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서로 다른 소재의 조형판을 사용할지라도 같은 생산대기열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두 개 이상의 다중 소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툴 헤드 파킹 기능도 주목할만한 부분인데, 하나의 헤드에서 두 개이상의 핫엔드를 겸용하는 경우 실패율이 높은 반면, 필요할 때마다 독립적으로 핫엔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패율이 싱글 3D프린팅 수준으로 현저히 낮춘 것이 장점입니다.

4. 폼 셀 (Form Cell)

미국 폼랩스 사는 지난 2013년 데스크탑 레이저 광 경화 방식 장비를 선보여 현재까지도 가장 가성비 좋은 솔루션을 제공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2016년 선보인 Form 2 모델은 이전 모델의 맹점이었던 평균 실패율 60%를 25%까지 낮추었습니다. 3D프린팅 과정 중 실패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대부분 작업자의 손길이 미치는 곳들인데, 이 부분을 최소화한 것이 주요했습니다.

생산성이 높아진 Form 2 모델을 완전 자동화하기 위한 새로운 솔루션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습니다.

Form Cell 이라 명명된 이 시스템은 Fom 2 밖에서 작업자가 직접 하던 모든 과정 – 조형판을 교환하고, 조형물을 분리하고 세척하고, 후경화 처리를 하는 등의 – 마저도 자동화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광 경화 방식에서 실패율을 10% 수준으로 낮춘다면 ‘올레!’를 외칠만 합니다. Form Cell에는 Form 2 5대와 Form Wash와 Form Cure 1대씩, 조형판 랙이 포함됩니다.

 


스트라타시스 :stratasys.com
블랙벨트 : blackbelt-3d.com
오픈크리에이터즈 BS210 : opencreators.com
폼 셀 : formlabs.com/3d-printers/form-c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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